한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국내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은 독도입니다. 다만 조건을 육지로 한정하면 답이 하나로 고정되지 않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세느냐에 따라 순위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흔히 최동단인 호미곶이 가장 빠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계산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일출 시각을 정하는 변수가 경도 하나가 아니라 위도와 고도까지 셋이기 때문입니다.

독도와 울릉도 — 고도가 경도를 뒤집는 사례

독도는 동경 131.86도로 국내 최동단이고, 울릉도 성인봉은 동경 130.88도로 그보다 서쪽입니다. 경도만 보면 독도가 이겨야 합니다. 그런데 6월 21일 기준으로 울릉도 성인봉이 04시 50분, 독도가 04시 52분으로 성인봉이 더 빠릅니다. 성인봉이 해발 984미터라서 지평선이 그만큼 아래로 내려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1월 1일에는 두 곳 모두 07시 26분으로 같아집니다.

간절곶과 호미곶 — 해수면 기준 육지 1위는 간절곶입니다

오랫동안 비교되어 온 두 곳입니다. 호미곶은 동경 129.56도로 간절곶(129.36도)보다 동쪽이고 최동단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건을 맞춰 두 곳 모두 해수면 기준으로 계산하면 1월 1일 간절곶이 07시 31분, 호미곶이 07시 32분으로 간절곶이 1분 빠릅니다. 간절곶이 위도 35.36도로 호미곶(36.08도)보다 남쪽에 있어서, 겨울에는 그 위도 이득이 경도 열세를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간절곶이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알려진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다만 이 관계는 계절이 바뀌면 뒤집힙니다. 6월 21일에는 호미곶이 05시 04분, 간절곶이 05시 07분으로 호미곶이 앞섭니다.

고도를 넣으면 순위가 또 바뀝니다

해수면 기준이라는 단서를 떼면 답이 달라집니다. 부산 태종대는 해발 60미터의 해안절벽이라 1월 1일 07시 30분으로 간절곶보다 1분 빠릅니다. 같은 이유로 통영 미륵산이 07시 30분, 가야산 상왕봉과 지리산 천왕봉이 07시 31분입니다. 어느 쪽이 맞다기보다 무엇을 세는지가 다른 것입니다. 해안선에 서서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기준으로 하면 간절곶이고, 그 지점에 실제로 서 있는 높이까지 셈에 넣으면 절벽이나 산 정상이 앞섭니다.

겨울에는 남쪽이, 여름에는 북쪽이 유리합니다

1월 1일 육지 상위권은 태종대와 통영 미륵산이 07시 30분, 간절곶과 가야산 상왕봉과 지리산 천왕봉이 07시 31분으로 모두 남부입니다. 반대로 6월 21일 상위권은 설악산 대청봉 04시 56분, 태백산 천제단과 안반데기 04시 58분으로 강원 산간이 앞섭니다. 겨울에는 태양이 남쪽으로 치우쳐 떠서 위도가 낮을수록 유리하고, 여름에는 북쪽으로 치우쳐 떠서 위도가 높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 효과가 경도 차이를 뒤집을 만큼 큽니다.

세 변수의 크기 — 경도 1도는 4분, 고도 1,950미터는 7분

경도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변수입니다. 지구가 1시간에 15도를 돌기 때문에 경도 1도는 정확히 4분입니다. 위도가 같다고 두고 동경 126.5도와 130.5도를 비교하면 16분 차이가 납니다. 고도는 지평선 하강 효과로, 해발 h미터에서 지평선은 대략 0.0293 곱하기 루트 h 도만큼 내려갑니다. 해발 100미터면 약 2분, 500미터면 약 4분, 1,950미터면 약 7분 빨라집니다. 위도 효과는 계절에 따라 부호가 바뀌며 겨울과 여름에 각각 반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전국 편차는 겨울 21분, 여름 35분

전국 일출명소 59곳을 놓고 보면 1월 1일에는 07시 26분에서 07시 47분까지 21분 안에 모두 들어옵니다. 6월 21일에는 04시 50분에서 05시 25분까지 35분으로 벌어집니다. 여름에 편차가 커지는 이유는 위도 효과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겨울에는 남북 차이가 경도 차이를 어느 정도 상쇄하지만, 여름에는 두 효과가 같은 방향으로 겹치는 지역이 생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호미곶이 한반도 최동단인데 왜 가장 빠르지 않나요?

호미곶은 육지 최동단이 맞지만 일출 시각은 경도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1월 1일 호미곶은 07시 32분인데 더 서쪽인 간절곶이 07시 31분, 태종대가 07시 30분입니다. 겨울에는 태양이 남쪽으로 치우쳐 뜨기 때문에 위도가 낮은 쪽이 유리하고, 그 이득이 경도 차이를 넘어섭니다. 여름이 되면 반대가 되어 6월 21일에는 호미곶 05시 04분, 간절곶 05시 07분으로 호미곶이 앞섭니다.

간절곶과 호미곶 중 어디가 해가 더 먼저 뜨나요?

새해 첫날 기준으로는 간절곶입니다. 두 곳 모두 해수면 기준으로 계산하면 1월 1일 간절곶 07시 31분, 호미곶 07시 32분입니다. 다만 이건 겨울 이야기이고 여름에는 호미곶이 3분가량 앞섭니다. 연중 어느 쪽이 빠르냐고 물으면 답은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독도는 실제로 가서 볼 수 있나요?

독도는 일반 관광 접근이 제한적이고 기상 조건에 따라 접안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출 관람을 목적으로 계획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갈 수 있는 곳 중에서는 울릉도가 가장 이릅니다.

해발이 높으면 항상 해가 빨리 뜨나요?

계산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지평선이 사방으로 트여 있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산 정상이라도 동쪽에 더 높은 능선이 있으면 그 능선 위로 해가 올라와야 보이므로 계산값보다 늦어집니다. 이 지형 차폐는 좌표와 고도만으로는 계산할 수 없습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일출 시각이 다른가요?

경도 0.1도가 24초에 해당하므로, 도시 규모라면 대개 1분 안쪽입니다. 다만 해안과 산지가 함께 있는 지역은 고도 차이 때문에 몇 분씩 벌어질 수 있습니다. 제주시 해안과 한라산 백록담은 1월 1일 기준으로 7분 차이가 납니다.